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면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도 오를까?

[ 9/30/2012 ]

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면 드라마 제작사의 주가도 오를까? 드라마 시청률과 주가상승률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말하는 시청률 30% 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제작사 주가는 드라마 방영 기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만 회사의 실적 악화와 경영권 분쟁 등 악재가 맞물린 회사의 경우 제작한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했더라도 주가가 부진한 경우도 있었다. ◆ 시청률 따라 주가도 올라 이달 12일부터 방송된 ‘착한남자’의 경우 최근 시청률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이 드라마는 최고시청률 14%를 달성해 같은 시간대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 IHQ는 최근 들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흥행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9월 들어 IHQ는 9.32% 상승하며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4.78%를 웃돌았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평균 시청률은 32.9%를 기록했다. 이 드라마가 방송된 기간 동안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068050)주가는 7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이 8.97%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8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당시 크게 흥행했던 ‘해품달’ 덕분에 각 증권사에서는 팬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보고서를 쏟아 내기도 했다. 심지어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054780)도 드라마 흥행 덕분에 37.09% 올랐다. 2011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안방을 달궜던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도 제작사의 주가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오작교 형제들은 평균 26.8%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 기간동안 제작사였던 초록뱀(047820)주가는 100%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4.10%였다. ◆ 시청률 좋아도 회사 악재 겹치면 부진 2010년 최고의 인기작이었던 ‘제빵왕 김탁구’의 제작사 삼화네트웍스(046390)의 주가는 드라마 방영 기간 동안 부진했다. 제빵왕 김탁구는 2010년 6월부터 9월까지 방송됐는데 이 기간 삼화네트웍스는 34.64% 하락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9.71%를 크게 밑돌았다.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화네트웍스의 2010년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7억원 적자였다. 초록뱀도 드라마 ‘추노’를 방영할 당시 주가 움직임이 둔화됐다. 추노가 방영된 2010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초록뱀은 30% 넘게 떨어졌다. 이 당시 초록뱀의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는 실적이 악화됐고, 경영권 분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조재연 초록뱀 이사가 회사측의 감자 결정에 반대해 지분을 14.29%까지 늘리며 최대주주인 길경진 대표(14.68%)의 지분율을 넘봤기 때문이다. 2006년 5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방영된 ‘주몽’은 최고시청률이 50%에 육박했지만 제작사 올리브나인은 2010년 상장폐지됐다. 9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업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등이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제작사 주 투자전략 가이드 드라마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을 자회사로 둔 디지탈아리아(115450)는 최근 ‘영광의 재인’, ‘더킹투하츠’ 등의 인기 드라마를 만들었다. 영광의 재인과 더킹투하츠는 10~20% 정도의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디지탈아리아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326억원,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51억원을 거두고 있다. 디지탈아리아의 주사업은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고, 드라마 부문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드라마 시청률이 높으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제작사 수익도 증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주가에 좋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드라마 흥행이 실제로 제작사의 실적에 반영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드라마가 성공한다 해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머무르는 시간이 짧기고, 드라마 흥행 여부는 콘텐츠 제작 업체에게 일회성 성과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것이 실제 회사 이익으로 연결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